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의 건물이 다리옆에 있었다. 건물은 이층이었고, 통유리에 약간 사다리꼴 모양의 공간이다. 내부에는 아무것도 없다. 벽면이 회색페인트로 칠해져있다.
그곳은 하교시간이면 학생들이 북적거리는 곳인데, 몇달째 문이 닫힌거야. 날 좋아하던 애랑 그 곳을 다시 갔어. 왜냐하면 그날은 거기서 찬양의 밤이 있었거든.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었는데 어떻게 조명이 있고 앉을 자리가 있었는지.. 꿈이어서 다 된건가 싶어. 그 남자 애는 그냥 내가 불러서 간 거였어. 찬양의 밤이 끝나고 그 공간은 또 휑 해졌어. 남자애는 밖에서 담배를 피고 왔나봐. 냄새가 나서 말했어. 내 남자친구가 되려면 담배는 끊어. 그 친구는 눈을 반짝이면서 말했어. 남자친구인거냐고.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애는 싱글벙글 거렸어. 그 건물이 탐이 나는거야 다리쪽 개천 흐르는 것도 보이고 하교길 학생들이 쏟아지는거야. 앞에 통유리고 이층까지 카페 하면 딱 좋겠다 싶었어.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에 정말 오랜만에 선생님 내외분이오신거야. 이 건물 장사하면 좋을거 같다고 나 달라고 했지. 그러더니 웃으셨어. 이층으로 가보라고 한쪽 벽에 비밀금고가 있었어. 열어보니 지금은 기억이 안나지만 뭔가 있었던 것같아. 내려와서 이것저것 말하고 그러니까 안나쌤이 그래 좋아. 라며 동업을 허락하셨어. 뭐할거냐고 물으셔서 이제부터 잘 찾아본다고 했지.
돌아가신 휘 쌤을 꿈에서라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 선생님이 돌아가시기전에 내가 학생때 그린 나무를 보관중인데 볼래 하셨는데 나중에 보겠다고 했지. 그때 그냥 본다 할걸.. 이제 다시는 그 나무를 보지 못하겠지. 꿈에서 금고 속에 있던 게 그 나무 그림 아닐까. 로또라도 샀어야 할까. ㅎㅎㅎ
오늘 둘째가 접종 주사를 맞았어. 12개월이라 맞을 주사가 많아서 나눠서 맞기로 했어. 3방을 맞았는데 그것도 까맣게 잊고 애가 왜이렇게 칭얼대나 했지. 저녁이 대박이었는데 너무 힘든 날이었어. 남편은 짜증을 내며 방에 들어갔어. 나는 우는 애를 달래느라 암튼 난리도 아니었지. 결국에 방으로 들어가서 계속 젖을 물려 재웠어. 피곤했나봐. 일어나니 10시반이네.. 두시간 잤나봐. 그 와중에 옛날 친구 꿈을 꿨어. 잘 지내나 모르겠네. 걔도 애기 엄마가 됬겠지 ㅎㅎ
악은 선을 휘어 잡지 못할지라도 선이 우월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악마저 선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마키아벨리는 우리에게 악을 행하라고 권하면서도 자신의 권고가 선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p29
불평등을 나타내는 증거 역시 차고 넘칩니다. 일례로 소수의 이성은 다수의 이성보다 우월합니다. 모든 인간이 이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과 사람들이 이성을 아주 불평등하게갖고 있다는 사실 가운데 무엇이 인간의 삶에 더 중요할까요? 이 물음의 답은 명확하지 않으며, 오늘날 우리의 민주정내에서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p41
여러분이 이기적이라면어떤 의미로는 사회적이라 할 수 있는데, 여러분의 자아로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얻거나 말하거나 생각하는것에 신경 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안에서 나뉘어 있습니다. 여러분은 하나의 자아가 아닙니다. 여러분의 일부분은 실재하는 진짜이지만, 다른 일부분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들려는 욕구에 의해 제어됩니다. 여러분은 부르주아입니다. 루소는 이 용어를 사용하여 권력 추구, 금전욕, 위험 회피, 존경 욕구를 포함한, 상충하는 온갖죄악 (루소가 보기에 모두 공포에서 비롯됩니다)을 비난했습니다. p82
1. 당파적 차이 2. 자연적 올바름의 기원 3. 정치적 동물 4. 신적 정치 5. 영원한 공화국 6. 정치 체계 7. 부르주아적 자아 8. 역사로의 전회
중반 쯤 읽었을때 '너무 어렵다. 이건 철학책을 어느 정도 읽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 라고 생각했는데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책이 총 98페이지 뿐이란게 너무 매력적이기 때문이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읽으면 한권 다 읽는건데 ㅎㅎㅎ오늘 분량은 금방 채울 수 있어 하는 심정으로... 며칠째 페스트를 읽는데 진도가 안나간다. 두꺼운 소설이어서 집중해서 팍팍 나가야 되는데 육아맘이 길게 볼 수 있는 시간이 한시간 남짓이다. ㅠㅠ
종이 재질감과 손 안의 가벼움이 무거운 내용을 조금은 덜어주는 기분이 든다. 다행이다. 그래도 몇몇 구절의 공감과 멋있음이.. 이게 철학의 묘미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