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으로 만년필 필사를 해보았다. 너무 재미 있어서 며칠 책 읽기보다 필사 하는데 시간을 보내버렸다. 마음 같아서는 이런 시 필사 게시판 하나를 더 만들까 싶지만 책읽기만 해도 시간이 모자르다. 다른게 아니라 이제 막 돌된 아기가 자꾸만 깬다.. 저 잘때 엄마가 자꾸만 자리를 비우니까 실눈 뜨고 감시한다. 지금은 논설원고쓰기로 만족해본다. 며칠 만년필로 쓰니까 가볍게 샤프로 쓰는 것보다 만년필이 뇌새김에 좋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오타나지 않도록 한글 말을 끝까지 신중하게 쓰는 것도 장점이다.
만년필을 사면서 읽기를 써볼까 싶어 노트를 샀다. 초등학교 때까지만해도 정말 하루도 안빠지고 일기를 썼다. 그냥 글쓰기가 좋았던 것 같다. 그 이후로도 대학까지 다이어리를 매 년 썼다. 일기가 중요하다는 자각이 부족해서 다이어리에 가끔 일기를 남기고, sns에도 남기고.. 그 정도만 했다. 지금 그 때의 일기를 읽으면 그 땐 글 좀 썼던 것 같아 재미있다.
나는 편지도 많이 썼었다. 지금은 그런 아날로그가 별로 없지만 만약 펜팔이 있다면 꼭 해보고 싶을 정도다. 편지는 오롯이 나의 이야기, 답장을 보내는 당신의 이야기 1대 1의 대화다. 그래서 얘기하고 들어주는 것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 책은 드라마 도깨비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책이다. 도깨비의 작가 김은숙은 드라마에서 책을 활용하기를 즐기는 것 같다. 나는 그 작가님이 참 좋다. 도깨비 방영 당시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어서 동생에게 생일 선물로 사달라고 졸랐다. 책 선물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그 때도 첫아이 육아 중이었는데 책에 필사한 부분이 많지 않다. 그럴 정신이 없었나보다. 이 좋은 것을 그 때 했었더라면 지금은 글빨이나 글씨가 좀 더 나아져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 책의 묘미는 필사에 있다. 한자 한자 만년필로 쓱쓱 쓰는 것이 펜 촉의 날카로움이 가슴에 세겨 읽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한 번 필사하기 시작하면 중독이 되나보다. 나는 악필이다. 그래도 필기는 좋아한다. 언젠가는 명필이 되기를 바래본다.
한줄 평
필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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